
톱 런너: CLAMP편 시청 소감
지난 일요일, NHK의 톱 런너라는 TV프로그램에 인기 만화가 그룹 CLAMP가 출현했기에 오늘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해보고자 한다. 이 톱 런너는 각 업계에서 활약하는 유명인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서, 다큐멘터리가 아닌 사회자와 이야기 형식으로 된 토크쇼. 1997년부터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엔, 애니 관계자로는 토미노 감독님이나 안노 감독님, 콘 감독님과 성우인 하야시바라 씨 등이 출연하셨던 바 있다.
사실 자신들 작품에 관한 CLAMP의 인터뷰는 여기저기서 자주 접하게 되나, 89년 데뷔 이래 TV에 직접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21작품을 그려 그중 11작품이 애니화, 단행본 총 판매부수가 8800만부라 하는 그야말로 다작의 인기 만화가 집단. 이 토크쇼는 약 45분짜리 방송이었는데, 간단히 대화내용의 정리와 개인적 잡담을 섞어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 클램프의 결성 과정
CLAMP 멤버들이 처음 만난 건 고교시절이라고 한다. 현재 멤버중 모코나 씨, 이가라시 씨, 네코이 씨는 쿄토의 같은 고교 동창생으로, 학창시절 동인지 판매전에서 오오사카에 살던 오오카와 씨와 만나, 친구로 지내며 동인지를 만들었던 게 CLAMP가 탄생한 계기. 이들이 그린 동인지가 우연히 출판사 편집자 눈에 띄어 함께 작업했던 여섯 명이 도쿄로 상경하고, 그때 그린 성전이란 작품이 히트하며 데뷔하게 되는 것이다. 그로부터 3년 뒤 멤버중 두 사람은 따로 만화가로서 독립해버리고 현재의 네 명이 16년째 같이 일을 해오고 있는 상황. 고교 시절의 인연으로 친구들끼리 뭔가를 계속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 나로서는 상당히 부러웠다.
- 멤버들의 작업 방식 사실 이들은 각자 성격도 취미도 좋아하는 것도 전혀 다르다고들 말한다.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일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다들 사이좋게 완벽한 분담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 듯. 우선 리더인 오오카와 씨가 원작 및 스토리를 담당하여 만화를 각본으로서 쓰게 되는데, 현재 오오카와 씨는 전혀 그림을 그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또한 나중의 내용이나 반전 등을 알게 되면, 다른 멤버의 그림에 현재 들어가선 안 되는 캐릭터 이미지 등이 녹아나버리기에, 뒷부분 이야기 전개를 동료들에게 숨기는 것이 특징. 물론 전체적인 구성이나 부분적 전개는 다 같이 회의를 해서 결정해 나가는데, 이 때는 거의 항상 술을 마신다고 하며 작업실에도 와인이 한가득 쌓여있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오오카와 씨의 글을 가지고 콘티를 짜내는 것이 모코나 씨이다 (모코나 씨는 재봉이 취미여서 기모노 등도 만든다는데, 스튜디오 촬영과 작업실 모습에서도 기모노 복장이었다. 항상 입고 있는 걸까? -_-; ). 그리고 완성된 콘티를 가지고 이가라시 씨와 네코이 씨가 작화를 맡는데 (물론 모코나 씨도), 이가라시 씨가 인물 외에 배경을 함께 담당하며, 네코이 씨는 단행본 일러스트와 책 디자인까지를 맡고 계신다. 그외 자주 나오는 캐릭터는 각자 몇 명씩 나눠서 그리는 게 작업 방식 (이건 뭐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이한 건 데뷔한 뒤부터 지금까지 CLAMP는 어시스턴트를 전혀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인데, 현재에도 주간 연재 두 편, 월간 연재 한 편을 하면서 그렇게나 그려내가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할 따름이다.
- 이야기를 마치며.. + 잡담 이외에도 데뷔 초기에 작품 내용을 가지고 싸웠던 일이나, 좁았던 작업실에서의 삶, 캐릭터 제작 방법, 개인적인 생활 등의 토크가 있었으나 사소한 이야기들이니 생략하도록 하겠다. 나는 그다지 엄청난 팬이라고까진 할 수는 없지만, 클램프는 만화 자체가 굉장히 재미있다기 보다, 스토리 및 상황의 설정 능력과 작화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등이 정말 대단하다고 자주 느낀다. 또한 이미 수많은 히트작들로, 인세 및 판권만 가지고도 편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끊임없이 왕성한 작품활동을 해나간다는 것 역시 존경할만 하다 (뭐 현재 스튜디오는 호화롭게 꾸미고 있지만 말이다). 약간 애니에 관련된 이야기도 나와줬으면 했으나 그런 대화는 없던 게 아쉬운 점. 아직도 그들의 작품은 끊임없이 애니화 되어나가니 그 끌이 어딜지 궁금하다. 그럼 이 정도로 이번 일기장 글은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