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디아3 엔딩 소감 & 잡담간만에 발매된 대작급 RPG시리즈라 짧은 휴식기간동안 즐겨보려 상당한 기대를 했던 그란디아3. 생각만큼 내용이 길지 않아 일주일만에 엔딩을 볼 수 있었는데, 이번엔 그에 대한 클리어 소감을 몇가지 요소로 나눠 적어보겠다. 어디까지나 게임에 대한 개인적 감상일뿐이지, 리뷰 같은 걸 목적으로 하는 글이 아니라 스토리나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안 할 것이며, 상당부분 네타바레가 포함되니 게임을 할 예정이신 분은 읽지 않는 게 좋을지 모른다. - 우선 가장 먼저 다가오는 영상적인 면은 PS2의 황혼기임을 여실히 나타내는 극상의 그래픽을 보여준다. 실시간 렌더링을 가장해서 마이너 퀄리티의 동영상을 껴넣고 있기에, 실제 게임 그래픽까지 더욱 좋게 보이는 그 착시효과는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부분. 덕분에 그리 길지도 않은 게임이 DVD 2장이다. 배경을 보면서 플레이하는 것만으로도 모험의 즐거움이 느껴질 정도며, 전투시의 연출 등도 굉장히 멋지다. 그외 기본적인 시스템 부분은 오소독스한 정통RPG 그 자체라 특별한 점은 느낄 수 없고, 그냥 편안히 플레이할 수 있었다. ![]() - 다만 이 극상의 그래픽이 무색할 정도로 최악인 문제점이 있었으니...바로 캐스팅이다. 그다지 유명 성우를 바란 건 절대 아니다. 문제는 남자주인공의 마츠카제 씨를 제외하곤 전부 성우가 아닌 배우를 썼는데, 이들이 성우로서의 연기란 걸 전혀 모르고 있다는 거다. 그 극악의 연기를 듣고 있자면 감동은 커녕 짜증만 일 정도. 특히 여주인공의 키나미 씨는, 까놓고 말해 길가의 아무 여자애나 데려다가 시켰어도 훨씬 잘했을 거라 확신한다. 대부분의 이벤트가 동영상으로 나오는데, 일어자막이라도 나오면 소리를 끄고 봤겠지만 그냥 음성만 나오니 들을 수밖에 없던 건 고통이었다. ![]() - 내용전개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세상을 구하기 위해 각지의 성수(聖獸)들을 찾아다니는데, 게임을 위한 스토리에 불과할뿐, 스토리를 위한 게임은 아니라는 느낌이었다. 여주인공의 역할도 솔직히 애매하다기보다 별 의미가 없고, 우연히 추락한 숲속에서 줏었던 목걸이로 일이 풀리거나, 타이밍 좋게 해결을 도와줄 인물이 나타나는 등 당위성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 대신 짧은 스토리와 몇 개 안 되는 마을을 대신해, 매 시기마다 마을 사람 대사가 변하고 DQ시리즈를 떠올리게 할 만큼 거기에 정성이 들어가있던 건 훌륭한 점. 전체적으로 그다지 나쁘다고까진 못하겠지만 결코 좋다고도 해줄 수도 없는 스토리 전개였다고 하겠다. - 이 게임의 백미는 누가 뭐라해도 역시 전투다. 적과 아군의 공격 순서와 위치 그리고 공격 대기시간 등을 절묘히 조합한 그란디아만의 전투 시스템은, 그 전략성과 함께 템포 및 재미면에서도 정말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준다. 공중 콤보나 필살기, 마법 등의 효과와 그래픽도 멋지기에 즐거움은 두 배. 다만 후반부엔 마법과 필살기 중심이 되는데, 한 번 발동하는데 봐야하는 연출시간이 길고 스킵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역시 난이도도 적절하고 무엇보다 판단력이 더욱 중시되는 보스전 등의 구성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약간 여유있게 진행해서 약40시간에 클리어했으며, 노가다로 인해 레벨50에 최종보스도 크게 어렵지 않았다. 평범하게 플레이하면 35시간쯤에 엔딩을 보리라 예상되니 대작RPG치고는 약간 짧다고 할 수 있겠다. 엔딩은 일단 꽤 취향에 맞는 결론이었고 에필로그적 요소까지 나와 만족스웠지만, 무엇보다 극단적인 외길 진행과 적은 동료 캐릭터수(마지막엔 3명뿐이다), 서브 이벤트나 매니아의 수집혼등을 자극하는 요소가 거의 전혀 없던 점은 조금 안타깝다. 덕분에 빨리 엔딩을 보고 바로 다음 게임인 서몬나이트 엑스테제로 넘어갈 수 있었지만 말이다. 총평을 하자면 그래픽과 게임 자체의 재미는 만점수준이지만, 스토리와 캐릭터는 최악이었던 극단적인 면을 가진 작품이었다고 개인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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